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춘향전 5장 - 지 방 순 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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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 5장 - 지 방 순 찰

by 이리오너라~ 2026.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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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에게거 받은 직위 암행어사 이몽룡

그리하여 이몽룡은 왕의 뜻을 품고 길을 나섰다.
겉으로는 평범한 선비의 차림, 그러나 그의 품속에는 나라의 권위를 상징하는 마패가 조용히 숨겨져 있었다.

처음 도착한 고을의 관아는 겉보기에 평온해 보였다.
백성들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관리들은 단정한 얼굴로 일을 처리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몽룡은 서두르지 않았다. 그는 곧장 관아로 향하지 않고, 시장과 골목, 주막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었다.

 

“요즘 세금이 더 늘었다지…”
“괜히 말 잘못 꺼냈다간 곤장 맞기 십상이야…”

 

작은 목소리들이 모여, 하나의 진실을 가리키고 있었다.

몽룡은 아무 말 없이 그 이야기를 가슴에 담았다.
그리고는 밤이 깊어 모두가 잠든 시간, 홀로 등불 아래 앉아 기록을 정리했다.

 

“겉은 고요하나, 속은 썩어 있다…”

 

그의 붓끝은 단호했다.

며칠 뒤, 그는 마침내 관아를 찾았다.
관리들은 그를 그저 지나가는 선비쯤으로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대했다.

 

“이 고을은 별 탈 없이 잘 다스려지고 있소이다.”

 

그 말에 몽룡은 잠시 미소만 지었다.

그리고—

조용히 품속에서 마패를 꺼내 들었다.

 

“지금부터 이 고을의 실상을 밝히겠다.”

 

그 한마디와 함께 공기가 바뀌었다.
방금 전까지 태연하던 관리들의 얼굴이 굳어졌고, 관아 안에는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몽룡의 눈빛은 더 이상 부드럽지 않았다.

 

“백성을 괴롭히고 사리사욕을 채운 죄,
지금 이 자리에서 모두 밝히겠다.”

 

그의 말은 짧았지만,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날 이후, 그의 여정은 단순한 순찰이 아니었다.
한 고을, 또 한 고을—
그가 지나간 자리마다 감춰져 있던 부정이 드러났고, 억울한 백성들의 목소리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함께 길을 나선 방자는 그런 몽룡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중얼거렸다.

 

“우리 도련님… 이제 진짜 무서운 분이 되셨네…”

 

하지만 그 말 끝에는 은근한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몽룡은 여전히 말수가 적었고, 행동은 조용했지만
그가 지닌 뜻만큼은 점점 더 또렷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는—
다시 남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이야기,
그리고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사람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전국을 돌며 순찰하던 길, 깊은 산속에 접어들자 공기가 묘하게 달라졌다.
나무들은 빽빽하게 우거져 있었고, 바람 소리조차 으스스하게 들렸다.

그 길 위를 걷고 있는 두 사람—
이몽룡방자였다.

 

방자:
“도련님… 이 길 맞습니까요…?”

몽룡:
“맞다. 지름길이라 하지 않았느냐.”

방자:
“지름길은 맞는데… 너무 ‘저승길’ 느낌인데요…”

 

그때—

사사삭…

수풀 사이에서 수상한 소리가 들렸다.

방자의 몸이 순간 굳었다.

 

방자:
“…도련님.”

몽룡:
“왜 그러느냐.”

방자:
“저… 저서 뭐 나올 것 같은디요…”

 

다음 순간—

“이놈들! 거기 서라!!”

산적들이 우르르 튀어나왔다.
칼과 몽둥이를 들고 둘러싸며 위협적인 표정을 지었다.

 

산적 두목:
“지나가려면 가진 것 다 내놓고 가라!”

 

그 말을 듣자마자 방자는 거의 울기 직전 얼굴이 되었다.

 

방자:
“도련님… 저 지금… 갑자기 가진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 된 것 같은디요…”

 

몽룡:
(담담하게)
“아까까지 보따리 들고 있지 않았느냐.”

 

방자:
“그라믄… 지금부터 없는 걸로 하겠습니다요…”

 

산적 하나가 방자를 노려봤다.

 

산적:
“거기 너! 왜 그렇게 덜덜 떠냐!”

 

방자는 진짜로 덜덜 떨며 말했다.

 

방자:
“저… 저는 원래 이라고… 진동 기능이 있는 사람인디요…”

 

몽룡은 잠시 한숨을 쉬었다.

 

몽룡:
“방자야, 진정하거라.”

 

방자:
“도련님은 어찌 이렇게 차분하다요?!
워메 지는 지금 심장이 마당 쓸고 있는디요!”

 

산적 두목이 짜증난 듯 소리쳤다.

 

산적 두목:
“시끄럽다! 가진 거 빨리 내놔라!”

 

방자는 몽룡 뒤로 쏙 숨으며 속삭였다.

 

방자:
“도련님… 지금이 그건제라…?”

 

몽룡:
“무엇을 말이냐.”

 

방자:
“그… ‘출두요’ 타이밍 아니냔 말이요…?
지금 안 허믄 언제 한당가요… 지 진짜 울어븐당께요…”

 

몽룡은 잠시 고민하는 듯하다가, 여전히 침착한 표정이었다.

 

몽룡:
“아직이다.”

 

방자는 거의 절규했다.

 

방자:
“아직이라?!
이 정도면 거의 끝장 이디요!!”

 

그 모습을 본 산적들이 어이없다는 듯 서로를 쳐다봤다.

 

산적:
“두목… 얘네 좀 이상한데요…”

 

산적 두목:
“그러게… 하나는 너무 태연하고 하나는 너무 떨고 있고…”

 

방자는 그 말을 듣고 더 크게 떨었다.

 

방자:
“지는 정상이구만요!! 쪼간 겁이 많을 뿐이여라!!”

 

몽룡은 결국 피식 웃음을 참으며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

 

그 긴장된 순간 속에서도,
한쪽은 태연하고
한쪽은 거의 울기 직전인 이 묘한 조합 덕분에
산속의 위기 상황마저 어딘가 우스꽝스럽게 흘러가고 있었다

 

 

산적 두목:
“야… 저놈 왜 저렇게 여유 있냐…?”

산적1:
“글쎄요… 보통 저 상황이면 울거나 도망가야 정상인데…”

 

그 말을 듣고 방자가 손을 번쩍 들었다.

 

방자:
“지는 울 준비 되어 있습니다요!! 시방 바로 울어드릴 수 있당께요!!”

 

몽룡은 고개를 살짝 돌려 방자를 보았다.

 

몽룡:
“…가만히 있거라.”

 

방자는 입을 꾹 다물었지만, 몸은 여전히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몽룡은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조용히 품속에 손을 넣었다.

그 모습을 본 산적들이 긴장했다.

 

산적 두목:
“뭐냐… 칼이라도 꺼내는 거냐?!”

 

방자는 깜짝 놀라며 몽룡을 붙잡았다.

 

방자:
“도련님!!! 싸울라고 그라시요?!
지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되어블었는디요!!!”

 

몽룡은 아무 말 없이 손을 꺼냈다.

그 손에는—
익숙한 작은 패 하나가 들려 있었다.

마패였다.

 

몽룡은 천천히 그것을 들어 보이며 낮게 말했다.

 

몽룡:
“이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느냐.”

 

산적들이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봤다.

 

산적1:
“그게 뭐냐… 나무 조각 아니냐?”

산적2:
“아니야… 뭔가… 있어 보이긴 하는데…”

 

방자는 순간 표정이 바뀌었다.

 

방자:
(속삭이며)
“도련님… 지금이여라…!
그거 외치셔야 된당께요…!”

 

몽룡은 한숨을 살짝 쉬더니,
결국 입을 열었다.

 

몽룡:
“암행어사—”

 

방자는 옆에서 거의 뛰어오르며 외쳤다.

 

방자:
“출두요오오오오!!!!!!!!!”

 

산속에 울려 퍼지는 엄청난 목소리.

산적들도, 몽룡도 잠시 얼어붙었다.

 

몽룡:
“…내가 말하려 했는데.”

 

방자:
“타이밍이 중요하지라!! 지가 먼저 외쳤당께요!!”

 

산적들은 서로를 보며 당황하기 시작했다.

 

산적 두목:
“암행어사…? 진짜냐…?”

 

산적1:
“야, 나 저거 들은 적 있는 것 같은데…”

 

몽룡은 차분하게 한 걸음 더 나섰다.

 

몽룡:
“지금이라도 물러난다면 죄를 묻지 않겠다.”

 

방자는 옆에서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며 거들었다.

 

방자:
“지금 가시면… 할인 들어가요…”

 

몽룡이 조용히 방자를 노려봤다.

 

몽룡:
“…그런 제도는 없다.”

 

산적들은 서로 눈을 마주보다가, 결국 하나둘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산적 두목:
“에이… 재수 없게 걸렸네… 물러난다!”

 

순식간에 산속은 다시 조용해졌다.

 

방자는 그대로 주저앉으며 말했다.

 

방자:
“…오메~살았네…”

 

그리고는 몽룡을 올려다보며 활짝 웃었다.

 

방자:
“도련님, 오늘 지가 살린 거여라.
‘출두요’ 타이밍 죽여블지요.”

 

몽룡:
“…다음부터는 내가 말할 때까지 기다려라.”

 

방자:
“그라믄 긴장감 떨어져블지요 ”

 

몽룡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들의 여정은 여전히 험난했지만,
그 안에는 언제나 이렇게
위기 속에서도 웃음이 함께하고 있었다.

 

전국 팔도를 도는 길 위에서, 이몽룡방자의 발걸음은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순찰이라 여겼던 여정이, 갈수록 나라의 어두운 민낯을 마주하는 길이 되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들른 고을에서는
겉으로는 평온했지만, 백성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없었다.

“세금을 두 배로 걷어간다더라…”
“항의했다가 곤장을 맞았다는 사람도 있다지…”

작은 목소리들이 모여 하나의 진실을 가리키고 있었다.

몽룡은 조용히 그 말을 듣고만 있었다.
그리고 며칠 뒤—

관아 한가운데서 마패를 꺼내 들었다.

 

“이 고을의 모든 장부를 가져오라.”

 

그 한마디에 분위기가 뒤집혔다.
숨기려 했던 것들이 하나둘 드러났고,
부정하게 모은 재물과 억울한 판결들이 낱낱이 밝혀졌다.

 

다음 고을에서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굶주린 백성들이 길가에 앉아 있었고,
아이들은 제대로 먹지 못해 힘없이 쓰러져 있었다.

하지만 관아 안에서는—

“오늘도 잔치를 준비하라!”
“고을의 체면이 중요하다!”

관리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몽룡의 눈빛이 처음으로 차갑게 식었다.

 

“이것이… 나라를 맡은 자들의 모습이란 말인가.”

 

그날 밤, 그는 곧장 관아로 들어갔다.

 

“암행어사 출두요.”

 

짧은 한마디였지만,
그 울림은 그 어떤 명령보다 강했다.

 

한편, 그 모든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던 방자는
점점 달라지는 몽룡을 느끼고 있었다.

 

방자:
“도련님… 옛적에는 책만 보시던 분이셨는디…”

 

몽룡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조용히 답했다.

 

몽룡:
“책에서 배운 것을… 이제 써야 할 때다.”

 

또 다른 고을에서는,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갇힌 백성을 구해내기도 했고,
권력을 이용해 재산을 빼앗던 관리들을 파직시키기도 했다.

그가 지나간 자리마다—

숨죽이고 있던 사람들이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살았다…”
“이제야 사람이 사는 것 같다…”

 

그 말들을 들을 때마다,
몽룡의 발걸음은 더 단단해졌다.

 

하지만 방자는 여전히 방자였다.

 

방자:
“도련님… 근디요…”

 

몽룡:
“무엇이냐.”

 

방자:
“이렇게 계속 나쁜 사람만 잡다 보믄…
나중에는 좋은 사람 찾기가 더 힘들 것는디요…”

 

몽룡은 피식 웃었다.

 

몽룡:
“그래서 더 돌아다녀야 하는 것이다.”

 

방자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중얼거렸다.

 

방자:
“…그럼 저는 계속 같이 쓸어야겠네요…”

 

그들의 여정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였다.

이몽룡이 지나간 자리에는
반드시 변화가 남는다는 것—

그리고 그 변화의 끝에는
다시 돌아가야 할 곳,
남원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수많은 고을을 돌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이몽룡의 길은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덧 다섯 해의 세월이 흘러 있었다.

 

처음 길을 떠날 때의 날카로움은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그의 눈빛에는 더 깊은 무게가 담겨 있었다.

이제 그는 단순히 뜻을 품은 선비가 아니라,
수많은 부정과 비리를 직접 마주하고 바로잡아 온
진짜 관리가 되어 있었다.

 

어느 날, 한적한 고을의 객사.
긴 순찰을 마치고 잠시 쉬고 있던 몽룡은
책을 펼쳐 들고 있었지만, 눈은 글자 위에 머물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문이 급하게 열리며 방자가 헐레벌떡 들어왔다.

 

방자:
“도련님!! 도련님!!!”

 

숨이 턱까지 차오른 모습이었다.

 

몽룡:
“무슨 일이기에 이리 급하느냐.”

 

방자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평소와 달리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말했다.

 

방자:
“…남원 소식이랑께요.”

 

그 한마디에,
몽룡의 손이 멈췄다.

 

몽룡:
“…남원이라 했느냐.”

 

방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방자:
“예… 남원이라고요…”

 

잠시 망설이던 방자는, 이내 입을 열었다.

 

방자:
“수년전에 남원에… 변사또가 부임했는디요.”

 

그 이름이 나오자,
몽룡의 눈빛이 조용히 변했다.

 

몽룡:
“…그 자가.”

 

방자는 주먹을 꽉 쥐었다.

 

방자:
“백성들 말이… 상황이 심상치 않당께요..
세금은 더 거둬블고, 말 안 들으면 곤장을 마구 쳐블고…”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더 낮은 목소리로 이어갔다.

 

방자:
“그라고…”

 

몽룡은 말없이 방자를 바라보았다.

 

방자:
“…춘향 아씨 얘기인디요.”

 

공기가 순간 무겁게 가라앉았다.

 

몽룡:
“…말해보거라.”

 

방자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

 

방자:
“수청을 들라는 명을 거절하니께…
시방 옥에 갇혔다고 해브요…”

 

그 순간,
몽룡의 손에 들려 있던 책이 천천히 닫혔다.

 

긴 시간 동안 쌓아온 모든 감정이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올라오고 있었다.

 

방자:
“도련님… 시방이라도—”

 

몽룡은 말을 끊듯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의 표정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몽룡:
“…이제 돌아갈 때가 되었구나.”

 

그 한마디에는
지난 5년의 시간과,
지켜야 할 약속이 모두 담겨 있었다.

창밖에는 바람이 불고 있었다.
긴 여정의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끝에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곳,
남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밤이 깊어지자, 객사의 등불 아래에서
이몽룡방자는 마주 앉아 있었다.
남원의 소식을 들은 이후, 공기는 이전과는 전혀 달라져 있었다.

 

방자:
“도련님… 그냥 바로 들어가 ‘암행어사 출두요!’ 하믄 안된당가요?”

 

몽룡:
“그리하면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게 될 뿐이다.”

 

몽룡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몽룡:
“놈이 얼마나 깊이 썩었는지,
또 누가 함께 얽혀 있는지… 전부 알아야 한다.”

 

방자는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눈을 반짝였다.

 

방자:
“…그라믄 몰래 들어가야 쓰것네요?”

 

몽룡:
“그렇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방자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방자:
“도련님, 좋은 생각이 있지라~.”

 

몽룡:
“말해보거라.”

 

방자:
“거지로 가 븝시다.”

 

몽룡의 눈썹이 살짝 움직였다.

 

몽룡:
“…거지라니.”

 

방자:
“예! 거지는 어디든 강께요.
누가 뭐라 안 하고, 오히려 다들 무시한께
누구 얘기나 다 들을 수 있어븐께요!”

 

몽룡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몽룡:
“…일리가 있구나.”

 

방자는 신이 나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방자:
“그라믄 지가 준비해보것씁니다요!
찢어진 옷이랑, 먼지랑, 연기 냄시까지 기가막히게 준비합죠!”

 

다음 날—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어 있었다.

단정했던 도포 대신, 헤지고 더러운 옷을 입고
얼굴에는 일부러 그을음과 먼지를 묻혔다.

방자는 자기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방자:
“와… 저 진짜 같지라~.
아니, 진짜보다 더 진짜 같아브요.”

 

몽룡:
“…너는 원래도 조금 그랬다.”

 

방자:
“그것이 뭔 소리다요…”

 

몽룡은 희미하게 웃으며 말을 돌렸다.

 

몽룡:
“이제부터는 말투도 바꿔야 한다.
눈에 띄지 않게 행동해야 한다.”

 

방자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바로 연기하기 시작했다.

 

방자:
(목소리를 바꾸며)
“아이고… 한 푼만 주시오… 배가 고파 죽겠소…”

 

몽룡은 잠시 그 모습을 보다가 말했다.

 

몽룡:
“…너무 잘하는구나.”

 

방자:
“그라지요? 약간 재능이 있는 것 같지라”

 

며칠 뒤—

두 사람은 드디어 남원 입구에 도착했다.

높은 성문과 그 앞을 지키는 병졸들,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진실—

모든 것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방자:
(작게 속삭이며)
“도련님… 긴장 안 되요?”

 

몽룡은 성문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몽룡:
“…이제 시작이다.”

 

두 사람은 아무 일 없는 듯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누구도 그들이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했다.
그저 지나가는 거지 둘로만 보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발걸음 하나하나에는
남원의 운명을 바꿀 힘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곧,
숨겨져 있던 진실이 드러날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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